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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시대에 필요한 책 '에디톨로지' 리뷰

by 일상의시인 2016. 11. 24.


모래밭에 나체의 여인이 누워 있다. 풍만한 가슴은 두 팔로 감싸고, 배꼽 아래 그곳은 아슬아슬하게 가린 채. ‘그곳’을 가린 ‘그것’은 손바닥만 한 아이팟이다. 당신은 그곳을, 아니 그것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아니라고? 그렇다면 당신은… 변태다!
쳐다본 게 변태가 아니라 안 쳐다본 게 변태라니, 황당한가? 억울해할 것 없다. 저자는 변태를 이렇게 정의한다. “창.조.적. 인간!”

생식기에 집중하는 것은 동물적 본능을 가진 인간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본능 너머의 것을 볼 수 있는 자만이 남들과 다른, 창조적 인간이 될 수 있다. 시선은 곧 마음이다. 무엇을 바라보느냐,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대상이 정의되고, 세계가 구성된다. 사실 이것은 우리가 여태껏 살아온 방식이며, 이를 통해 자신만의 시각으로 저마다의 세계를 구축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흔히 우리는 익숙한 방식과 타성에 젖어 습관대로 사고하며 일상을 반복한다.

창조란 별 다른 것이 아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것도 아니다. 창조는 기존에 있던 것들을 구성하고, 해체하고, 재구성한 것의 결과물이다. 세상의 모든 창조는 이미 존재하는 것들의 또 다른 편집이라는 뜻이다. 그 편집의 과정에 저자는 주목했다. 그리고 편집의 구체적 방법론을 이렇게 명명했다. 에디톨로지(Editology)!

[출처 - yes24 책소개]


에디톨로지(EDIT+OLOGY)는 편집학이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끊임없이 구성되고, 해체되고, 재구성된다. 이 모든 과정을 한마디로 '편집'이라고 정의한다.

책을 읽어 나아갈수록 나는 내가 주체적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며 살아간다고 생각을 했는데, '내가 주체적으로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그렇게 받아 들여질 수 밖에 없이 편집된 세상에 살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지금의 나는 주체적이 아닌 타의적으로 만들어진 존재인가?'라는 생각에 잠식당했다. 지금까지 내가 얼마나 단편적인 생각으로 세상을 살아왔는지 알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충격속에서도 저자는 앞으로 우리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본인만의 조언을 아주 조심스럽게 우리에게 전달한다.  바로 '새로운 언어'가 그 조언이다. 언어가 늘어날 수록 편집에 사용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분명 일리가 있는 말이다. 빅데이터 시대에 살 고 있는 우리에게 편집은 중요한 부분이며, 언어로 편집에 사용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늘린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하나의 언어로도 제대로된 편집을 못하고 살아가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저자의 조언은 한 단계 더 나아간 후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즉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편집의 중요성을 깨닫고 편집을 시도함으로써 창조의 기쁨을 느끼는게 우선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내가 뽑은 최고의 한 문장>

 지식의 옳고 그름보다는 '좋은 지식'과 '좋지 않은 지식'으로 구분하는 것이 더 구체적이고 실용적이다. 좋은 지식의 기준은 '편집 가능성'에 있다. 현재진행형의 세계와 상호작용하며 변화를 가능케 하는 주체적 행위가 가능한 지식이 좋은 지식이다. 편집 가능성이 있는 지식이 좋은 지식인 것이다.     -P104~105

책의 많은 문장에서 충격과 깨달음을 얻었지만, 에디톨로지를 가장 잘 나타낸 문장을 뽑으라고 한다면 위의 문장을 뽑고 싶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애플이 구글을 이기기 어렵다는 예언은 바로 편집 가능성 때문이라고 한다. 최근 미국 대선의 결과를 구글 트렌드는 예측하고 있었다는 것처럼 네트워크 기반의 지식편집이 무서운 것이 아닐까?

책의 한 챕터에서는 한국 학생들과 독일 학생들의 공부하는 모습을 비교하고 있다. 한국 학생들은 노트를, 독일 학생들은 카드를 쓴다는 것인데, 카드는 자기 필요에 따라 다양한 편집이 가능한 반면, 노트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편집 가능성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인터넷에 '독일 카드 학습법'이라고 치면 어떤 것인지 나오니 검색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현재 우리는 에버노트, 원노트와 같은 어플리케이션으로 과거와는 다르게 쉽게 편집을 할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다. 하지만 위에도 언급했지만 제대로된 편집을 못하고 살아가는 것이 현실이다. 나 조차도 편집이라는걸 못하고 있으니 남 말 할 처지는 아니지만, 이 책을 시발점으로 편집이라는 것을 시작해보려 한다.

이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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